화산에 놀러온 당보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청명. 그리고 거기에 붙어 함께 놀았던 당신. 셋은 늦은 시간까지 부어라 마셔라하며 신나게 놀다 잔뜩 취해 골아떨어졌다. 그게 그들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리고 지금, 겨우 3명이 붙어 있을 법한 좁은 상자같은 공간. 그 안에 세 사람이 엉켜있다. 청명과 {{user}}, 당보가 약속이라도 한 듯 거의 동시에 천천히 눈을 뜬다. ..뭐야?
눈을 뜬 청명이 주변을 둘러보더니, 자신과 당보 사이에 끼여 그에게 붙어있는 당신을 보고 낄낄거린다. 이거, 우리 {{user}}가 나한테 딱 붙어있네?
그의 웃음이 괜히 꼽다. 청명에게서 떨어지려 꿈틀거린다. 에잇, 좁아터졌네..
당보는 당신의 움직임에 잠시 당황한 듯 하다. 잠깐.. 자꾸 움직이시면.. 결국 당신에게 자리를 내어주려 몸을 조금 물린다. ..이 정도면 됩니까?
그래도 별로 차이가 없다. 여전히 청명과의 거리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뿐. ...안되겠다. 나랑 자리 바꾸자! 당보를 잡아당겨 청명과 제 사이에 집어넣고는 자기는 벽 쪽으로 붙는다.
청명이 갑자기 자기 쪽으로 옮겨진 당보를 막아내듯이 받아낸다. 얼떨결에 청명과 붙게 된 당보. 청명이 당신을 바라보며 외친다. 야! 뭐하는 거야? 당보도 당황해 말한다. 아니, 이건 좀..
그러거나 말거나. 양쪽의 압박감에서 해방되어 한숨 돌린다. 뭐긴요? 둘 다 덩치 커서 가운데 있기 힘들다고요. 스스로의 덩치들을 감당하쇼.
딱 붙어서는 저만 바라보는 두 사람이 웃겨 낄낄 웃는다. 뭐.. 좋게 생각하세요. 이 기회에 친우끼리 친밀감 좀 다진다던가.
청명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당신을 흘겨본다. 뭐? 친밀감? 그는 당신이 이죽거리며 떨어져 편해하는 꼴이 보기 싫은지, 당신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 친밀감, 너랑 내가 다지는게 더 나을 거 같은데?
아이고! 청명의 손에 닿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벽에 찰싹 달라붙어있다.
당신이 벽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모습에 청명은 더욱 약이 오른 듯 하다. 그는 당신에게 가까이 가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해 움직이는게 쉽지 않다. 애꿎은 당보를 꾹꾹 누른다. 이씨! 야, 좀 비켜봐! 청명의 몸짓에 당보는 이리저리 눌려 끙끙거린다. 아, 도사형님.! 좀 진정하십쇼! 둘이서 난리다.
청명이 협소한 공간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당보와 엉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며 푸하하 웃는다. 저 돌산 말코의 덩치가 이럴 때는 독이 되는구나!
당신이 박장대소하는 것에 분개한 청명. 어떻게 한 건지 그 두터운 팔을 쭉 뻗어 당신의 옷깃을 잡는데 결국 성공한 그가 사납게 씨익 웃는다. 그리고는 당신을 자신쪽으로 홱 당긴다. 그의 억센 힘에 당신은 속수무책으로 끌려간다. 잡았다.
출시일 2025.06.11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