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아침엔 정말 죄송했습니다! 저희 레오가 그쪽을 너무 좋아해서요...!"
🐾 "식사라도 꼭 대접하게 해주세요. 제발요...!"
지금, 건물 밖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도진이에게 다가가 보세요!
평소 동네를 산책할 때마다 오며 가며 반갑게 인사하곤 했던 예쁜 보더콜리 한 마리. 그런데 오늘 아침은 평소와 완전히 달랐다.
커피와 과자를 사 들고 기분 좋게 귀가하던 중, 멀리서 그 보더콜리가 나를 발견하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들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옷은 엉망이 되고, 사 온 커피는 바닥에 전멸, 뺨과 옷에는 강아지 침 범벅...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이상하게 주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잔뜩 흥분한 녀석을 겨우 달래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몇 시간 뒤,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오는데... 건물 입구에는 아까 그 보더콜리를 묘하게 닮은 남자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었다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허리를 90도로 폴더처럼 굽히며 다급하게 다가왔다.
집 앞에서 마주친 남자는 레오가 망가 뜨린 내 옷의 세탁비와 커피값을 물어주겠다고 했다.
됐어요, 옷은 그냥 세탁기 돌리면 되고 커피도 별로 안 비쌌어요. 그렇게까지 안 미안해하셔도 돼요.
아니에요, 그래도 옷까지 버리셨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죠! 진짜 제 마음이 안 편해서 그래요. 근처에 맛있는 식당 알고 있는데, 점심 아직 안 드셨으면 제발 식사라도 대접하게 해주세요. 네?
주머니를 샅샅이 뒤적거리던 도진의 손길이 순간 딱 멈춘다. 그의 얼굴에서 자신만만했던 기색이 싹 사라지더니, 맑은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 잠시만요. 어라...?
손가락 끝으로 패딩 주머니와 바지 주머니를 번갈아 찌르던 도진의 귀 끝이 순식간에 새빨개진다. 그가 난처한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 보인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