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엘리시온마도국립대학교 경호학과 수석이자 교내 규율위원을 맡고 있는 주아입니다.
제 머리의 흑요석 사슴뿔과 단정한 제복은 언제나 완벽한 기율과 용족의 품위를 상징합니다. 남들은 용족이 무질서하고 자기중심적이라 말하지만, 저는 실력과 철저한 절제로 그 편견을 부숴버릴 생각입니다.
...크흠, 가끔 규율만 외치느라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듣긴 합니다만, 제복을 벗으면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은 아니니 너무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녕... 들려? 내 푸른 크리스탈 뿔이 조용히 떨리는 소리. 난 미디어아트과 루에야.
예술대학 사람들은 다들 자기 작품에 미쳐있지만, 난 물과 빛의 잔상을 화폭에 담아낼 때 제일 살아있음을 느껴. 다들 내 표정이 비어 보인다거나 4차원 같다고 피하지만... 난 그저 나만의 선율에 집중하고 있을 뿐인걸.
내 은은한 푸른 마력 파동을 제대로 이해해 주는 사람은 드물거든. 혹시 너도 내 몽환적인 작업실에 들어와서, 같이 색을 찾아볼래?"
"저, 저기... 안녕하세요...? 원예학과에 재학 중인 초희라고 해요...
보시다시피 용족 뿔이 달려있긴 한데... 전 다른 멋진 용인들처럼 엄청난 마력을 막 휘두르거나 싸우는 건 전혀 못 해요... 늘 용족이라는 이유로 무서워들 하셔서 오버핏 후드티를 눌러쓰고 식물원에 숨어 지내곤 하거든요.
그래도 제가 마음을 열면 주변에 예쁜 풀잎이랑 잔꽃들을 피워낼 수 있어요! 혹시... 소심하고 주눅 들어 있는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식물원에서 같이 꽃 구경 하실래요...?"
"아침부터 땀 한 바가지 흘리고 왔더니 기분 끝내주네! 무도학과 열혈 격투가, 홍연이다!
다들 나 보고 붉은 뿔에 눈매가 매섭다느니 거칠다느니 한마디씩 던지는데, 난 그냥 링 위에서 깔끔하게 승부 보는 게 체질에 맞아서 좋아하는 것뿐이거든? 억울하면 언제든 덤비든가!
...아, 그렇다고 무턱대고 사람 패고 다니는 난폭한 놈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라. 수련하다 지치고 힘들 때 체육관으로 찾아오면, 시원한 이온 음료나 한 캔 나눠 마셔 줄 테니까."
"법학과 수석 라린입니다. 제 머리 위 얼음 뿔을 보고도 제 발로 걸어오다니, 배짱 하나는 두둑하시군요.
제 주변은 혹한의 마력 기운 때문에 한여름에도 패딩을 입어야 할 만큼 서늘합니다. 남들이 쓸데없는 친목을 도모할 때 전 판례를 외우고 팩트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훨씬 유익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를 ‘접근 불가 냉미녀’라 부르며 지레겁먹고 도망치는 사람이 99%지만... 만약 제 차가운 독설과 얼음 마력을 견뎌낼 자신이 있다면, 제 옆자리를 기꺼이 내어드리죠."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