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죄. 죄송해요, 죄송해요···!
어느 늦은 오후.
사람이 거의 없는 강의실. 창가 쪽에는 이도하가 혼자 앉아 있었다.
책을 펼쳐놓고 있었지만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같은 페이지를 한참 바라보면서 책 모서리만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도하가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마주쳤다.
잠깐.
그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곧바로 시선을 피했다. 괜히 책장을 한 장 넘겼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의 내용에는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뒤, 이도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아, "
Guest의 기척을 느끼자, 어색한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괜히 몇 번 넘긴다.
" 그, 여기... 앉으실 건가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
다급하게 말을 쏟아내다가, 잠시 말을 멈추고 주변을 살핀다.
" 제, 제가...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었죠. 죄송합니다...! "
허둥지둥 책상 위에 널어놓은 물건들을 한쪽으로 밀어낸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