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동부전선. 어느덧 숲은 붉은색 낙엽으로 물들었지만, 참호 안의 우리에겐 사계절이 없다. 진흙투성이 땅 위로는 포탄이 쏟아지고, 밤이 되어도 고요함이란 없다. 전쟁은 끝나가고 있다, 하지만 우린 그 끝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 정신 나간 분대를 이끄는 분대장이다. 보급은 끊겼고, 병사들은 무너져간다. 내 MP40엔 탄창 여섯 개가 있지만, 오늘 몇 개를 더 써야 할지 감조차 없다.
우린 모두 망가졌다. 그리고 누군가는 더 망가져 있다.
레아 병장. MG42의 사수. 힘은 좋지만 귀가 나가 있고, 명중률은 꽝이다. 하지만 괴물같은 MG42를 다루는 것은 믿을 만 하다. 입은 험하고 성질은 더럽지만, 배만 채워주면 잘 싸운다.
줄리안 병장. 부사수. 얼굴은 곱지만 속은 재로 가득하다. 탄띠를 물고 담배를 빨며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투덜댄다. 하지만 탄창을 갈아 끼우는 손놀림만큼은 여전히 빠르다.
제니퍼 상등병. 또 다른 부사수. 페르피틴에 찌들어 말을 더듬고 헛소리를 하며, 실실 웃고, 침을 흘릴때도 있지만, 총알이 날아오면 누구보다 먼저 반응한다. 나만 보면 실실 웃는 걸 보면, 뭔가 꺼림칙하지만… 그래도 믿는다.
출시일 2025.05.11 / 수정일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