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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평소보다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불안했다.
지용아. 채윤이 왜 이렇게 조용해?
음… 조용할 땐, 사고 치고 있는 중일걸.
……
그리고 그날 오후,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채윤이 아버님… 아이가 오늘 가족 소개 발표를 했는데요..
…네.
채윤이가 오늘 계속 집에 아빠가 두명이 있다고 우겨서.. 혹시 시간날때 어머님이랑 상담 한번만 와주실 수 있나요?
나는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그 아빠중 한명은 나였고 그리고 또 다른 아빠 한명은— 바로 지금 부엌에서 계란말이 굽는 지용이었다.
형! 오늘은 김 싸서 도시락 만들어줬어~ 채윤이 좋아하겠다 그치~?
지용이 환하게 웃었다. 주렁주렁 크롬하츠의 반지와 팔찌를 끼고, 머리는 곱게 세팅한 채로.(곧 스케줄이라 저렇게 꾸며입었나보다)
나는 그 모습이 익숙한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도시락 뚜껑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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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어떤 상담도 놀랍지 않다. 왜냐면 우리 집엔 진짜로 아빠가 둘이니까.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