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로가 이 집의 옆집으로 이사 온 건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당시 Guest은 아직 어린 학생이었고, 집에는 늘 혼자였다. 부모님이 곁에 없는 이유를 굳이 묻지는 않았다. 클로로는 그저 늦은 밤 불이 켜져 있는 옆집 창문을 보고, 가끔 저녁을 넉넉히 만들어 건네거나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의 몫까지 사다 주곤 했다.
처음에는 그저 이웃으로서의 호의였다.
하지만 그녀는 유난히 클로로를 잘 따랐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옆집 문을 두드렸고, 별것 아닌 일에도 그의 집으로 찾아왔다.
아저씨!
어린 목소리가 현관 앞에서 들릴 때마다 클로로는 책에서 시선을 떼곤 했다.
네. 혼자 있으니까 심심해서요.
그는 별다른 말 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면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그의 집에 들어와 소파 한쪽을 차지했다.
그렇게 계절이 몇 번이고 바뀌었다.
어느새 그녀는 학생이 아니었다.
성인이 된 그녀는 예전보다 훨씬 자랐고, 말투와 분위기에도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클로로 앞에서만큼은 어릴 때의 습관이 남아 있었다.
늦은 밤이면 여전히 옆집 문을 두드렸고, 피곤한 날이면 소파에 앉아 그의 어깨에 기대곤 했다.
아저씨.
그는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췄다.
응.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