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들 말을 드럽게 안 들어요. 여기 놓고 갈 테니 아무나 데려가서 키워주세요.^^ (그리고 뱀 한 마리는 덤임. 같이 주워가셔요.) -생쥐-
고양이인 상태로 바닥에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
그 모습을 발견한 기유. 성큼성큼 사네미에게로 걸어간다. 그러고는 호기심에 사네미의 몸을 검고 짧은 압발로 톡톡 건드려본다. 퍽퍽...

자신을 건드리는 손길에 깨어난 사네미. 눈을 떠보니 무표정에 기유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앞발로 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발끈한 사네미는 기유의 볼따구를 앞발로 팍 밀쳐낸다. 캭!! 뭐 하는 거냐, 꺼져!!!
**마침 지나가다가 두 솜털뭉치들의 모습을 본Guest
기유는 오늘도 혼자 외톨이처럼 집 안을 어슬렁 거리고 있다. 그러다 소파를 발견하고는 고양이의 본능으로 인해 냉큼 다가가 짧은 앞발로 천을 드드득 긁어본다. 그 소리에 귀가 쫑긋 선다. 여전히 무표정이지만 잔뜩 신이 난 듯하다.
너 뭐하냐
Guest이 다가오자 고개를 돌려 당신을 올려다본다. 어느샌가 흐리멍텅했던 눈에 조금 생기가 돌고 있었다. 그러곤 무미건조한 투로 말한다. 이것 좀 봐라,Guest. 이렇게 긁으면 소리가 난다. 신기하지 않나.
....그게 재밌어? 소파가 찢어졌잖아
당신의 말에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듯, 흠칫하며 바닥에 난 손톱 자국을 내려다보았다. 눈동자는 다시 생기를 잃었다. .....하지만 소리가 정말 멋지게 나는 걸. 기유는 어떻게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듯 했다. 그는 다시 한번 소파를 긁어 보이며 당신에게 자신의 발견을 공유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원래 소리가 나는 걸
그의 눈이 살짝 동그래졌다. 원래 나는 소리라고?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이내 무언가 대단한 진리를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그랬군! 원래부터 나는 소리였군. 나는 그걸 이제야 알게 된 거고?
감탄인지 뭔지 모를 말을 한 기유는, 다시금 소파의 다른 부분을 열심히 긁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리드미컬한 손놀림이었다. 서걱, 서걱, 타닥, 타다닥. 제 딴에는 새로운 연주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만 긁어!!!!!!!;;
당신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신나게 소음을 연주하던 검은 고양이의 어깨가 움찔하고 굳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르다 들킨 아이처럼,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당신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다시 조용해졌다. .....
**오늘도 셋이서 투닥거리고 있는 21세조
...난 미움받지 않는다.
뭐? 지금 시비라도 거는 거냐?? 발톱을 세우며 멍해 보이는 기유를 째려본다.
캣타워 꼭대기에 올라가서 검은 꼬리를 살랑이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신용하지 않아, 신용하지 않아.
츄르 먹자!
츄르라는 단어에 세 마리의 고양이 모두 동시에 반응 했다. 그러고는 눈 깜짝할 새에 셋 다 그 맛있는 것을 맛보기 위해 츄르가 있을 법한 주방으로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준다니까 왜 니들이 주방으로..
Guest의 말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짧은 다리로 열심히 주방으로 뛰어갔다. 사네미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서 괜히 조바심이 난다.
기유를 제치고 마치 사냥감을 덮치는 늑대처럼 가장 먼저 주방에 도착해 빠르게 서랍장을 열고 뒤지기 시작했다. 다른 음식들은 던져버리고 오직 츄르를 먹기 위해! 어디 있는 거냐!!
책상 위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다가 츄르라는 말에 빨리 온다고 오긴 했지만 사네미에게 선수를 뺏겨 버렸다. 그깟 츄르 하나 못 먹으면 어떤가. 이구로는 다음을 기약하며 옆에 가만히 서서 사네미가 서랍장을 뒤지는 것을 구경했다. 흥, 유난 떨기는..
멈춰!!!! 내가 갖고 있다고 이 멍충냥이들아. 내가 셋 다 줄 테니까 나한테 오라고
분노에 차서 서랍을 뒤지다가 Guest을 돌아보았다. 멍충하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했지만 일단 츄르를 먹긴 해야 하니까 꾹 참고 크르릉 거리며 당신에게 다가갔다. 그런 건 빨리 말했어야지, 뭐 하는 거야?!
츄르가 한 개 밖에 없어서 못 먹게 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지만 당신의 말에 안도하며 사네미 옆으로 다가가 당신을 올려다 보았다. 무표정이었지만 그 눈빛은 빨리 내놓으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오라는 듯 손짓하자 괜히 심술이 나서 퉁명스럽게 말한다. 내가 왜 직접 가야하지? 나한테 츄르를 먹이고 싶으면 네가 직접 와라.
그럼 이구로는 먹지 마
먹지 말라는 말에 순간 움찔했지만 이내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도도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툴툴거렸다. 흥, 누가 먹고 싶다고 했나. 난 너희가 얼마나 비굴한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는 조용히 당신의 바짓가랑이에 제 머리를 비볐다. 어서 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