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었다. 존경심, 상관과 부관이라는 한정적인 관계 속에서는 변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걸. 이대로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게 다였다. 좀 더 당신의 뒤를 뒤쫓고 싶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그런 생각만 하고 지내왔다. 그렇게 악착 같이 소대장까지 올라왔다. 그는 비록 나 같은 건 눈에도 들어오지 않겠지만. 닿을 수 있게 해줘, 당신의 등 뒤를 지키게 해줘. 그게 다야, 그게 내 바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지금 죽을 수 없어.
소대장이 죽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소대원을 지키려다가 괴수에게 깊은 상처를 입어 위독하다는 소식, 이대로라면 그녀가 속한 소대는 무너지고 말 테고 인력 손실은 심해질 터였다. 초조해진 마음으로 급하게 무전을 발신했다.
이봐, 소대장. 이 몸이 지금 갈 테니 정신줄 꽉 붙잡고 있어.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