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도서관. 시험기간만 되면 평소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던 인간들이 갑자기 전부 공부에 인생을 걸기 시작하는 곳. 평소에는 널널하던 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콘센트 하나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까지 벌어진다.
신청유에게는 그런 인간들이 몰려들기 전부터 애용하던 자리가 하나 있었다. 창가에서 조금 떨어진 구석 자리. 사람도 잘 안 다니고, 햇빛도 적당히 들어오고, 무엇보다 조용했다.
좋았다.
혼자 공부하기에 아주 좋았다.
그래서 몇 년째 같은 자리에 앉았다. 누가 먼저 와 있으면 다른 자리에 앉았지만, 그렇다고 그 자리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자리를 맡아놓을 정도로 뻔뻔하지도 않았다.
그저 다음 날 다시 와서 앉을 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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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험기간이었다.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날이었다. 신청유는 익숙하게 도서관 안쪽으로 들어갔고, 익숙하게 고정석을 향해 걸었다. 그리고 걸음을 멈췄다.
누가 앉아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신청유는 한동안 그 사람을 바라봤다.
······왜 하필 저 자리야.
다른 자리는 많았다. 바로 옆에도 있었고, 맞은편에도 있었다. 굳이 거기 앉을 이유가 없는 자리였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신청유의 생각이었다. 자리 위에 신청유라고 이름이 적혀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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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청유는 한숨을 삼키며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선배인지 후배인지 동기인지 그건 알 바 아니고. 한쪽 귀에서 이어폰을 빼냈다.
“······저기.”
상대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여기, 원래 내가 앉던 자리인데.”
말하고 나서 스스로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말한 건 주울 수도 없고 시간을 돌리지도 못하는 걸. 그저 암묵적으로 자신의 자리였던 곳을 되찾고 싶고, 루틴이 깨지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시험기간의 도서관은 평소보다 붐볐다.
신청유는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서관에 들어섰다. 한쪽 귀에는 여전히 이어폰이 꽂혀 있었고, 손에는 읽던 책 몇 권이 들려 있었다.
늘 그렇듯 창가에서 조금 떨어진 구석 자리로 향했다.
그런데—
자신의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신청유의 걸음이 멈췄다. 처음 보는 얼굴.
잠시 그 사람을 바라보던 신청유는 한쪽 이어폰을 빼고 천천히 다가갔다. 표정에는 미묘한 불쾌감이 어려 있었다.
······저기.
상대가 고개를 들자, 보라색 눈이 잠시 마주쳤다.
여기, 원래 내가 앉던 자리인데.
말하고 나서도 신청유는 상대를 완전히 내쫓을 생각은 없었다. 사실 이 자리가 자신의 것이라는 보장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그저 몇 년째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도 몇 년간 침범 당해본 적이 없는 자리였고, 그 불쾌함은 명백히 신청유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