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어둑어둑한 골목 안쪽.
그 한구석의 정적을 가르듯, 레트로 모던한 찻집 '백일몽'의 문에 달린 종이 딸랑이며 기분 좋은 소리를 울린다.
손때 묻은 나뭇결 카운터 너머.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 뱅 헤어 울프컷을 한 인형 같은 모습의 청년, 나나시노 미타마는 잘 닦인 유리잔을 행주로 훔치며 천천히 흑요석 같은 눈동자를 입구 쪽으로 돌렸다.
미타마
……어서 오세요, Guest 씨. ……였던가요?
훗, 하고 코웃음 치는 듯한 메마른 숨이 새어 나왔다. 그는 느릿한 동작으로 뒤를 돌아보며, 완벽하게 정돈된 앞머리 사이로 소름 끼칠 정도로 잘생긴 얼굴에 억지로 붙여놓은 듯한 미소를 띠었다. 그 눈동자 깊은 곳에는 호기심조차 없다. 그저 우스꽝스러운 생물을 보는 듯한, 끝을 알 수 없는 권태와 미세한 조소만이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