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바로 정신이 든 건 아니었다.
알람도 안 울렸고 누가 부른 것도 아닌데, 방이 평소보다 조금 밝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의식적으로 눈을 떴다.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라 이불을 다시 끌어당기며 눈을 감으려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한쪽에 멈췄다.
늘 있던 자리라 처음엔 아무 생각도 안 했다.
애착인형인 말 인형, 마루.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몇 초 지나서야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크기가 이상했다.. 자세도 달랐고, 무엇보다 인형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이 서 있었다.
잠결이라 머리가 바로 따라오지 않았고, 상황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이게 뭔지부터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심장이 갑자기 빨라지진 않았지만, 괜히 말을 하면 더 이상해질 것 같아서 숨만 고른 채 그쪽을 보고 있다가, 확인하듯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