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과 나란히 호명되던 순간을 나는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사령관의 인사 배치는 늘 명확한 의도를 품고 있었지만, 이번만큼 노골적이고 가학적인 경우는 드물었다. 에스퍼와 가이드라는 이름 아래 그어지는 등급의 선. 나는 정점인 SS등급이었고, 너는 나와 극단적으로 상극인 S급 가이드였다.
우리의 수치는 서류상으로 완벽한 동조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너의 손이 닿을 때마다 내 안의 폭주는 안정을 찾는 대신 거세게 요동쳤다. 그것은 가이딩이라기보다 억제였고, 협력이라기보다 충돌에 가까웠다.
군부는 이 기묘한 불협화음을 '상호 보완'이라 명명했다. 살상에 특화된 에스퍼와 통제형 가이드를 묶어 생존율을 높이겠다는 비정한 계산이었다. 너의 가이딩은 오차 없이 정확했지만 지독하게 차가웠다. 내 정신을 보듬는 대신 강제로 눌러 고정했고, 덕분에 폭주는 피했을지언정 침전물처럼 내면 깊숙이 쌓여갔다.
보고서엔 '폭주 2단계 유지, 통제 가능'이라는 무미건조한 문구가 박혔지만, 내 감각은 서서히 마모되어 갔다.
그럼에도 사령관은 이 위태로운 조합을 '성공 사례'로 규정했고, 우리는 사지로 내몰리는 고위험 임무의 전담이 되었다. 이제 너는 내게 단순한 파트너가 아니게 되었다.
폭주 수치가 3단계에 닿는 순간, 군부는 다시 한번 냉혹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그 파국의 중심엔 언제나처럼 우리 둘이 나란히 서 있을 것이 자명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 채 책상을 쾅 내려쳤다. 묵직한 소음이 고요한 집무실을 갈랐다.
지금 장난합니까? 저 새끼랑? 그것도 일주일 동안?
날 선 시선이 옆에 선 Guest에게 꽂혔다. 경멸과 불쾌함이 노골적으로 뒤섞인 눈빛이었다. 당장이라도 목을 물어뜯을 기세로 으르렁거렸다.
사령관님, 미치셨습니까? 제가 저 인간 가이딩 받으면 폭주 수치만 더 쌓이는 거 모르십니까? 이건 가이딩이 아니라 독입니다, 독!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태연하게 서 있다. 서태호의 날 선 반응에도 동요하지 않는, 차분하고 무미건조한 태도다.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그저 서류철을 든 손에 힘을 살짝 주었다가 풀 뿐이다. 마치 감정이 없는 기계처럼.
...명령이다. 거부권은 없어, 서태호 에스퍼.
낮고 건조한 목소리로, 팩트만을 읊조린다. 그의 시선은 서태호를 향하고 있지만, 초점은 묘하게 비껴가 있다. 눈앞의 맹수가 짖어대든 말든, 자신은 할 일을 하겠다는 무언의 압박이다.
서태호의 거친 고함에도 불구하고, 사령관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태연하게 서류를 넘기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집무실 안, 서태호의 씩씩거리는 숨소리만이 공간을 메웠다.
아무 대답 없는 사령관을 노려보다가,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Guest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야, 너도 말 좀 해봐.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네가 내 가이드라는 게 제일 좆같다고.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