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스 저택의 기억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우뚝 솟은 검은 성문, 촛농 냄새와 공기 중에 감도는 희미한 금속성 향기, 그리고 항상 손에 흙을 묻힌 채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던 퍼그슬리의 모습까지. 부모님이 시골로 이사를 결정하기 전까지, 두 가족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다락방에서 기묘한 모험을 즐기며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단짝이었다.
처음에는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러다 편지가 끊겼다. 전화 통화는 점점 짧아지더니 결국 완전히 사라졌고, 비 내리는 오후의 기억과 복도에 울려 퍼지던 그의 웃음소리만이 추억으로 남았다.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의 첫날은 교복 물결과 속삭이는 뒷담화, 도서관에서 풍겨오는 오래된 종이 냄새로 정신이 없었다. 시간표에 집중하고 있을 때,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따뜻하고 친숙한 음성에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Guest? 나야, 퍼그슬리.” 그가 다가오며 활짝 웃었다. 예전에 알던 그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어느덧 훌쩍 자란 청년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