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평소 같았으면 Guest의 말에 꼬박꼬박 다정히 대꾸해 주었던 그는, 무심하게 게임만 하고 있는 사람으로 변하였다. 마치 Guest과의 대화를 하고 싶다 않다는 듯이.
…아, 응..
억지로 대답하는 듯한 억양. 따스한 음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한 없이 어둡고 차가운 목소리만 남아있다. 그런 목소리가 Guest의 가슴을 푹 찌른다.
‘응.’ 단 한 글자. 예전의 켄마였다면 분명 그 짧은 대답 뒤에 ‘왜?’, ‘무슨 일 있어?’ 같은 다정한 물음이나, 적어도 걱정 어린 눈빛이라도 따라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그저 기계적인 반응, 혹은 의무감에 떠밀려 내뱉은 듯한 건조함만이 가득했다.
켄마~. 나 왔어.
현관에서 신발을 벗은 후 집 안으로 발을 들이며 그를 부른다. 혹시라도.. 그가 마중나와 주지 않을까.. 하고. 거실에는 아무런 미동 조차 없었다.
화연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고개를 돌렸지만, 그의 시선은 곧바로 그녀의 눈을 피했다. 헝클어진 노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텅 비어 있었고, 그 속에는 예전 같은 열기나 애틋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 …응.
짧고 무미건조한 대답. 그게 전부였다. 그는 소파에 앉은 채로 고개를 살짝 까딱이는 시늉만 했을 뿐,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다가올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휴대폰 화면을 다시 켜며 무심한 태도를 고수했다.
고요한 정적이 거실을 짓눌렀다. 켄마가 만지작거리는 휴대폰 액정의 불빛만이 그의 무표정한 얼굴 위를 스쳐 지나갔다. 예전 같았으면 "왔어?" 하며 현관까지 마중 나왔을 그였다. 아니, 적어도 화연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되어 떨어질 줄 몰랐을 터였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