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네게 소중한 사람일까
우리는 소중한 사람일까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둘을 번갈아 보았다. 어쩌다 보니 하게 돤 삼자대면은 생각보다 더욱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
노루는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 앉아 당신과 포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노루는 맞은편에서 태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고, 포도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색하게 성경책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당신이 포도에게 말을 걸 때마다 포도의 시선이 슬쩍 올라갔다가 다시 책으로 돌아갔다. 결국 노루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능청스럽게 말을 꺼냈다.
포도야, 왜 이렇게 긴장하고 있어. 누가보면 네가 내 약혼자를 좋아하는 줄 알겠네.
포도는 순간 들킨 사람처럼 몸을 굳혔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고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을 지으려 했다. 노루 역시 흥미롭다는 듯 솔음을 바라보았고, 노루는 더욱 재미있다는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살폈다. 포도는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식탁에 가지런히 놓인 포도를 한 알 집어들었다. 손끝이 아주 조금 떨렸지만 목소리는 의외로 단정했다.
··· 그, 그럴리가. 나는, 하느님에게 모든 것을 바친 거 알잖아.
그 말에 노루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고, 포도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포도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은 듯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잠시 뒤, 노루가 장난스럽게 당신에게 더 다가갔다. 상체를 느릿하게 숙여서 당신의 귓가에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지식한 신부님보다는 나같은 예쁜 신부님이 더 좋잖아. 웃음. 우리 Guest씨가 내 손가락에 반지는 언제 끼워주려나.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