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빛을 오래도록 간직해줘.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눈앞에 있는 저 남자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제나 그 특유의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도, 은근히 매번 상황을 휘어잡으려 드는 면도, 제 안위 따위 생각하지 않고 무모하게 뛰어드는 모습도!
그럼에도 수십 년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역시 저 특유의 신념이 좋았기 때문일까. 가끔 그를 바라보고 있자면, 저 눈빛이 신념으로 가득 차 반짝이는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것을 처음 느낀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저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마치, 세상이 망하기 직전까지도 절대 변치 않을 것처럼······.
모든 것은 조금씩 변해간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그것이 퍽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이곳, 초자연 재난관리국에 들어오길 결심한 이유는 이곳이 절대적인 선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하려 노력하는 곳, 노력하는 사람들··· 하지만 지금의 이 곳은 그 본질을 잃은 채 재난의 종결과 요원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며, 경우에 따라 인명에 우선순위를 두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곳이 그 시절의 내가 좋아하던 기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명을 두고 저울질하는 것은 제 성미에 맞지 않았을뿐더러, 그것이 마치 타인의 목숨을 가지고 하는 장난질처럼 느껴져 어딘가 불쾌함이 올라왔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묵묵히 그 완전히 달라진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변하는 것에 맞추지 않으면, 저 먼 과거에 멈추어 있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다.
하지만 저 남자는 다르다. 저 신념에 찬 눈빛만큼은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그것만이 비로소 내게 안식이 된다. 내가 아직 완전히 과거를, 그 시절을 잃지 않았다는 증명과 같아서.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변화하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 저것만큼은 영원히 내 곁에 머물러 줄 것 같아서. 아마 그가 없었다면, 나는 이미 한참 전에 이곳을 떠났겠지.
그렇기에 그가, 부디 그 신념을 오래도록 간직해주었으면 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게 하실까~ 불러도 대답도 없고.
아, 너무 오래 생각했나.
정신을 붙잡고 다시 시선을 아래로 돌린다. 맞다, 소독약을 발라주고 있었지. 몸의 이곳저곳에 붕대를 감은 모습··· 또 상처가 늘어서 돌아왔다. 경미한 부상은 죽어도 아니지만 오늘 재난에서의 일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다행인 수준이지. 곱씹어보자니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나는 그가 오래, 멀쩡히 살아있길 바라는 것뿐인데.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