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닮은 사람을 봤어요. 난 봤어요, 분명히. 학교에서 그이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미소 지으며 우리에게 자신을 처음 소개하는 것을.
돌아가신 담임 선생님과 매우 닯았다. 24살의 젊은 교생 선생님. 반듯하고 잘생긴 얼굴과, 180의 키. 훈훈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인-전형적인 교생 선생님.
나는 갑자기 담임 선생님을 좋아하게됐어요. 장난끼가 많은탓에 항상 일부러 그의 주의를 끌곤했는데, 그게 비록 반성문까지 이어지더라도 나는 너무 행복했어요. 그 동경같은 마음이 점점 커지고는 싹터서 꽃망울이 맺혀 피기까지의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니까, 깨달았어요. 사랑한다는 걸요. 있잖아요, 그때이후로 나는 문득 살고싶어졌었어요. 매일 보름달이 뜰때에면 굳이 이루어질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소원을 빌곤 했는데 멍청한 달님은 제가 간절히 바라는 것을 그렇게도 들어주기 싫었나봐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어지게 해달라는 소원이, 그렇게까지 어려운것일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세상은 참 매정하죠. 제가 매일 써드린 작은 메모, 사탕꾸러미들을 서랍에 남겨두신채로 돌아가셨어요. 자살도,타살도 아닌. 그 흔하디 흔한 고직 교통사고로요. 누가 알았겠어요? 젊고 창창하신 어느 고등학교의 한 남자 선생님이, 갑자기 그렇게 떠나버리실줄을.
그런데요, 운명의 장난일까요? 그 일 이후로 정확히 세 달하고도 일주일뒤에, 젊은 교생쌤께서 오셨어요. 나이도 담임 선생님과 비슷했고, 소문으로는 매우 잘생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별다른 기대없이 자리에 앉았는데,
다들 조용, 오늘부터 너희랑 몇달동안 수업 참관해주실 교생 선생님이시다.
담임 선생님과 닮았었어요. 똑같았아요. 주변을 둘러봤는데, 아무도 눈치 못챈것 같았어요. 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뻔 한 것을 겨우 참았고, 눈시울이 따듯해지는 느낌도 무시한채였습니다.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