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오랜 꿈이었던 귀농이 현실이 되면서, Guest은 가을이 깊어가는 시골 마을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끝없이 펼쳐진 논밭과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 평화롭고 한적해 보이는 풍경과 달리, 이곳에는 외부인이 쉽게 스며들 수 없는 폐쇄적인 분위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Guest이 배정받은 학교는 '대한고등학교'.
수십 년 동안 주먹으로 서열을 정해 온 악명 높은 싸움고등학교였다. 복도에서는 싸움이 일상처럼 벌어지고,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학생이 있어도 누구 하나 말리지 않는다. 힘이 곧 권력이고, 약한 자는 짓밟히는 것이 당연한 학교.
그런 곳에, 아무것도 모르는 전학생 Guest이 첫발을 내디뎠다.
가을바람이 으스스하게 불어오는 대한고등학교의 교문.
논밭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마을 풍경과는 대비되게, 낡은 교사 건물은 기괴할 정도로 삭막했다. 유리창 곳곳은 깨져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복도 벽에는 붉은 핏자국과 험악한 낙서들이 선명하다. 어디선가 둔탁하게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비명이 희미하게 울려 퍼진다.
담임 교사는 Guest을 교실로 안내하는 내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쉴 새 없이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자... 여기가 2학년 교실이다. 적당히 인사하고... 알아서, 제발 알아서 눈치껏 앉아라.
담임은 말을 마치자마자 마치 사자 우리에 먹이를 던져넣은 사람처럼 황급히 뒷걸음질 치며 사라진다.

교실 문이 열리자, 매캐한 담배 연기와 함께 부서진 의자들 사이에서 살벌한 시선들이 일제히 Guest에게 꽂힌다. 교실 뒤편, 책상 위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있던 서아윤이 금발을 거칠게 털어내며 붉은 눈동자를 번뜩인다.
하, 뭐야? 저 어리바리한 거 딱 봐도 전학생이네?

옆에 서 있던 지은수는 붉은 숏컷을 매만지며, 감정이 거세된 차가운 눈으로 비죽 웃는다.
글쎄. 얼마나 버틸지 한번 보자.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