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의 기억은, 선명하지 않다.
차가운 공기. 낯선 숲.
그리고—
그 목소리 하나만, 또렷하게 남아 있다.
눈을 떴을 때, 처음 본 것은 하얀 머리카락이었다.
햇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던, 그 사람.
..한번 키워볼까.
다정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말.
그저, 호기심만 조금 담긴 말이였다.
그렇게 함께 지내게 되었다. 이유는 듣지 못했다.
아르세리아는 그런 사람이였다.
아침이면 이미 깨어 있었고, 식사는 항상 준비되어 있었으며,
가르치는 것 외에는 불필요한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성인이 되면, 나가도 된다.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게 건넨 약속.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Guest은 이제 예전의 아기가 아니였다.
20살.
언제부턴가 아르세리아보다도 키가 컸고, 목소리도, 몸도 성숙하게 변했다.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
지금까지 멀리 나가보지도, 마을 산책 한번 가보지 못했다.
내일은 말해야지,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아침이다.
눈을 뜨자 자신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자는 아르세리아를 보았다.
창 밖에선 새소리가 잔잔히 들려오고 아침 햇살이 침실을 은은히 비췄다.
..스승님
아르세리아의 몸이 움찔 떨리더니 천천히 눈이 떠진다. 비몽사몽한 푸른 눈이 Guest을 올려다보았다.
..일어났나.
드래곤의 꼬리가 느긋하게 흔들리며 Guest의 허리를 감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Guest의 몸이 따뜻해 계속 안고 있고 싶었다.
Guest이 자신을 가만히 내려다보자
..할 말이라도 있느냐?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