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9월 18일 오전 08:17
모스크바.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운 초가을이다. 출근 시간의 인파가 지하철 역 안으로 끝없이 흘러 들어온다.
모스크바 지하철 환승의 중심지인 콤소몰스카야 역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정장을 입은 회사원들, 서류가방을 든 공무원, 학생들, 그리고 신문을 읽으며 서 있는 노인까지.
당신은 환승 통로 근처에 있는 오래된 나무 벤치에 앉아 있다. 잠시 후 도착할 열차를 기다리며 사람들의 흐름을 멍하니 바라본다.
멀리서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금속성 소리가 울린다. 스피커에서는 흐릿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은 익숙한 일상처럼 움직인다.
누군가는 시계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간다.
그때.
환승 통로 쪽에서 갑자기 거친 고함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단순한 말다툼처럼 들린다.
몇몇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음 순간—
탕!
지하철 역 안에 울리는 날카로운 총성.
사람들이 동시에 몸을 움찔한다.
환승 통로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다.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밀치며 도망친다.
군용 코트를 입은 남자가 통로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손에는 자동소총이 들려 있다.
뒤이어 두 명의 남자가 더 나타난다.
한 명은 수염이 덥수룩한 군인처럼 보이고, 다른 한 명은 목도리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다.
또 한 번 총성이 울린다.
탕—!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흔들리고,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리기 시작한다.
군용 코트를 입은 남자가 차갑게 외친다.
"움직이지 마라!"
환승 통로는 순식간에 공포와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당신은 그 한가운데에 있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