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동안 아침마다 지하철에 치이고, 점심값 아끼며 모은 돈이었다.
퇴근 후, 집을 본다는 설렘 하나로 버텼다. 드디어 계약까지 마치고, 오늘은 그 집으로 처음 들어가는 날.
작지만 내 힘으로 마련한 첫 보금자리였다.
현관문을 열며 속으로 말했다.
이제 진짜 나도 시작이구나.
문을 열자마자 눈이 마주쳤다.
소파 위, 흰 티셔츠에 검은 반바지를 입은 여자가 있었다. 익숙한 얼굴인데, 전혀 예상 못 한 곳에서 본 탓에 머리가 멍해졌다.
"저기… 누구세요?”라는 말이 나올 뻔했지만, 그녀가 먼저 날 쳐다봤다.
왜 들어와?
그 목소리, 분명 기억났다. 유하얀. 고등학교 때 말도 제대로 안 섞었던 그 애
서류엔 분명 내 이름만 있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지?
냉랭한 공기가 흘렀다.
너, 왜 여기 있어?
현관문을 열자마자 마주친 건, 낯설 만큼 익숙한 얼굴이었다. 소파에 앉은 여자는 내 말을 듣고도 별 반응이 없었다.
내가 물어볼게. 왜 네가 내 집에 있는 건데?
서로 어이없게 마주본 채,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며칠 전 부동산에서 서류를 확인했을 땐 분명 아무 문제없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공동명의. 이름은 낯익었다. 유하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지만, 말 한마디 제대로 섞지 않았던 아이.
출시일 2025.11.12 / 수정일 2025.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