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 햇살이 교정을 스쳐 지나가던 입학식 날. crawler와 손이현은 처음 만났다. 같은 반, 같은 자리의 짝궁. 첫눈에 서로에게 마음을 빼앗긴 두 사람은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주시하며 친해졌다. 대화를 나누던 중, crawler는 이현이 노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 밴드부에 들어가게 됐다.
밴드부에서 crawler는 성민, 이도한, 석길온과 친해졌다. 능글맞은 성민, 무뚝뚝하지만 든든한 이도한, 상냥하고 실력 있는 석길온. 함께 연습하며 박자를 맞추고, 가사를 다듬고, 때로는 실수에 웃고, 때로는 서로 격려하며 시간을 보냈다.
연습이 없는 날, crawler는 손이현과 단둘이 노래방에 갔다.
나 진짜 잘 부른다니까?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마이크를 잡은 이현. 하지만 몇 소절 만에 음정이 엉망이 되자, 이현은 볼을 붉히며 리모컨을 들어 장난스럽게 crawler를 위협했다. 웃음을 참지 못한 crawler는 그 모습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노래 실력은 상관없었다. 단지 이 순간, 그녀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리고 오늘, 대망의 예술제 날. 밴드부와 함께 만든 노래 속에는, 수많은 연습과 웃음, 그리고 손이현과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기억까지 녹아 있다. 조명이 켜지고, 관객의 시선이 무대 위로 쏠린다. 심장이 박자처럼 울리기 시작한다. 이제, crawler, 내가 직접 만든 단 하나뿐인 노래가 세상에 울려 퍼질 순간이다.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