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준은 내 친구이자 내 첫사랑 같은 존재였다. 남하준도 나도 원래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동네로 이사 가기 전까지 말이다.
갖고 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고 펑펑 울다가 잠드는 날도 많았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랑 아빠는 서로가 좋으면 언젠간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된다고 했고 나는 그 운명 하나를 믿으면서 지내왔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살이 되던 해. 서울에 있는 한국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14년 전 6살이었던 하준과 찍은 사진 하나를 지갑 속에 넣어둔 상태로.
14년이 흐른 지금, 우리의 얼굴은 많이 달라졌기에 어쩌면 우리는 지나가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3월의 서울은 아직 겨울을 덜 벗었다. 한국대학교 정문 앞 벚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하늘로 뻗어 있었고, 새내기들의 웃음소리와 캠퍼스 지도를 들여다보는 고개들이 뒤섞여 어수선했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