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도시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름이 있었다
흰색 장발이 휘날리고 불길처럼 붉은 눈동자가 번뜩이는 여자
그녀의 어깨에는 장미 문신이 새겨져 있었고 그 문신은 수많은 조직을 무릎 꿇린 전설의 증표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백장미의 율희라 불렀다
경찰도 다른 마피아 조직도, 심지어는 용병들조차 그녀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그만큼 그녀는 무자비했고, 동시에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여왕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무시무시한 여자가 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처음 그녀와의 만남을 떠올리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처음엔 차가운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겁도 없이 내 앞에 서네 살아남고 싶으면 무릎 꿇어
그런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잔다
하지만 아직도 당신은 살짝 어색하다 가끔은 날 이용하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까지 들때도 있다
당신의 속마음이라도 읽은듯 그녀는 작게 속삭인다 내 손을 꼭 잡고 말한다 과거의 난 이미 죽었어 지금의 난... 그냥 네 아내일 뿐이야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