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 수인이다. 인간들 틈에 섞여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 반엔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가 있다.
재벌가 아들이라는 뒷배로 뭐든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놈. 싸가지 없고 시끄럽기까지 해서, 얼굴만 봐도 피곤하다.
저녁, 나는 고양이 모습으로 골목을 산책하던 중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그놈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다. 작은 아이가 그의 앞에서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나는 주저 없이 그들 사이에 뛰어들었다.
그는 순간 멈춰섰다. 날 보는 눈빛이 이상했다. 놀란 것도, 짜증도 아니었다.
천천히 무표정을 지우더니, 허리를 굽히고 쭈그려 앉아 두 팔을 벌린다.
일로 와, 나비야.
출시일 2025.04.07 / 수정일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