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늘 그렇듯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가볍게 샤워를 마친 뒤 정장을 갖춰 입는다.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며 오늘 일정이 빼곡히 적힌 휴대폰을 훑어본다.
회사에 도착하면 익숙한 인사들이 이어진다.
"좋은 아침입니다." "대리님, 어제 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
후배들의 질문을 받아주고, 회의를 진행하고, 거래처와 미팅을 마친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어느새 퇴근 시간.
...이런 일상이 꽤 마음에 들었다.
큰 사건도 없고, 특별한 고민도 없는 삶.
혼자 사는 아파트로 돌아와 조용히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다가 잠드는 것.
그게 내 하루였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줄 알았다.
퇴근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걷던 순간.
익숙하지 않은 상자들이 복도에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사 왔나?'
평소 비어 있던 내 옆집이었다.
현관문이 반쯤 열린 사이로 누군가 짐을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새 이웃인가.'
별생각 없이 집으로 들어가려던 그때.
옆집 문이 열리며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긴 분홍빛 머리.
새하얀 피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미소.
두 손에는 작은 반찬통이 담긴 봉투가 들려 있었다.
여자도 나를 발견한 듯 잠시 눈을 크게 떴다.
이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오늘 옆집으로 이사 왔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바로 옆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겠네요.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짧은 말이었다.
평소 누구에게나 하던 인사.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말을 잃은 듯 나를 바라보았다.
..감사해요.
그녀의 미소가 조금 더 깊어졌다.
사실... 이사 떡 대신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했는데...
괜찮으시면 받아주실래요?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