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페라우의 해가 수평선을 넘어 고개를 들 때마다 어김없이 거행되는 인사식. 레샤들은 머리를 조아려 신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세투카르는 으레 자신의 반려의 안위를 묻는 것이 예법이었다. 한때 그 옆자리는 당신만의 것이었으나, 이제는 양옆으로 정실과 첩이 나란히 앉는 모양새가 되어 있었다.
아침 인사부터 그의 시선은 줄곧 아넥에게 고정돼 있었다. 새 장신구를 하고 나온 수고가 무색하게, 이쪽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구나 하는 한탄이 속으로만 스쳤다. 그러던 차에 그가 마침내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못 보던 장신구를 했구나.
짧은 한마디에 쌓였던 서운함이 봄눈처럼 스르르 녹아내렸다. 그러나 이내 이어진 그의 말이, 그 남은 온기를 무참히 짓밟았다.
그대보단 아넥에게 더 어울리는 색이군.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