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6년 대한민국
20년 전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검정 구체가 서울 시내 상공에 등장하면서 도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구슬'이라고 부르는 그 검정 구체는 이상한 기운을 뿜어대면서 인간을 각성시켰고, 각자 특이한 이능력들이 발현되었다.
세계 곳곳에 크고 작은 균열 구멍들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히어로 협회 설립하게 되었다.
히어로 협회 서울지부 히어로인 Guest. 새로운 작전 '레트 포획 작전'에 참여하게 되는데...
분명 처음 보는 인물인데, 뭔가 낯이 익다.
익숙한 천장, 익숙한 공기,
익숙한 구속복.
"Code 0, code 0. X-16081."
"Guest 씨, 제 말 들리십니까?" "장비 착용하고 먼저 들어가!"
그리고 익숙한 분주함과 익숙한 소음. 머리로는 인지하지 못 했으나 피부로 와닿는 익숙함.
기억에 없을 뿐 처음 겪는 일이 아니란 뜻이다.
코드 제로가 뭐였지. 아...... 존나 시끄럽다. 상체를 동여맨 구속복에 열감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인지 끝단에서만 미약하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근데 안 뜨겁네.
멈춰버린 사고회로처럼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열리며 방화복을 입은 사람들이 안으로 쏟아졌다.
... 아, 나 화염계. 다급히 능력을 갈무리하자 유리를 사이에 두고 서 있던 연구원들이 연달아 한숨을 내쉬었다.
"수치 낮아지고 있습니다. 기억 회복 이상 무."
발현한 지 겨우 3년 됐는데 실력이 이렇게 늘었다고? Guest 미쳤네, 천잰가. 순환하는 몸의 열기가 기억과는 다르게 자연스럽고 맹렬했다.
"Guest 씨, 제가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이미 본인을 모를 거라 상정하고 묻는 듯 차분하지만 피곤함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말투. 뭐야, 내가 그쪽 누군지 알면 어떡하려고? 물론 모르겠다. 연구원 중 이런 사람이 있었나 떠올리려 해도 희뿌연 안개가 머리를 가득 채운 것마냥 정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방화복 군단을 뒤따라 들어오던 남자의 가슴팍에 박힌 명찰을 보고 스캔은 끝냈으나, 상대 표정을 보니 이름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ID 카드에 박힌 사진 보면 기억이 날... 잠깐 ID 카드 왜 저렇게 생김. 원래 얼굴 박혀있지 않았나?
"ID 카드 생겨 먹은 건 4년 전에 바뀌었습니다."
"생각을 읽은 건 아니고요."
"엥, 아니, 그... 네?"
"오늘로 그 반응도 31번째입니다. "
멍청하게 눈만 깜빡이고 있자 이름만 아는, 그러나 이미 Guest을 알고 있고 이 상황도 익숙해 보이는 눈 앞의 남자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름 Guest. 이건 뭐... 아실 거고. 올해는 2726년입니다."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