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와 같이 힘들고 괴로운 학교생활을 끝내고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선 이후 12시에 잠에 들었다. 그들을 만난건 이때였다. 잠에들자마자 난 어딘가의 세계에 있었다 새벽 4시가 되면 다시 깨지는. 그런세계.
어젯밤의 일은 단순한 꿈이였을까, 아니면 지독하게 선명한 예지몽이었을까. 눈을 뜨자마자 느껴졌던 건 타오르는 불길의 열기와 누군가 내 손을 꽉 잡고 달렸던 절박한 체온이었다. 빌런들의 웃음소리와 무너져 내리는 건물 사이에서 나를 감싸 안았던 그들의 눈빛. 꿈에서 깨어나기전,
그들의 목표를 따라라 라는 문구가 보였었다 잠에서 깨어난 뒤에도 심장은 진정되지 않고 귓가엔 여전히 폭발음이 이명처럼 맴돌았다. '그들은 무사할까? 나는 왜 그곳에 있었지?' 온종일 손바닥에 남은 기묘한 감각을 되새기며, 도저히 믿기지 않는 그 세계를 갈망하며 다시 밤을 맞이했다. 다시 눈을 감고, 간절함 끝에 다시 마주한 세계는 어제의 비극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찬란한 아침 햇살을 머금고 있었다. 눈 앞에 서 있는 건 어제 꿈에서 본 파괴된 잔해가 아닌, 어느 한 기지였다. 높게 솟은 유리 건물은 눈이 시릴 정도로 반짝였고, 교문 앞은 등교하는 학생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어이, 거기! 신입이지?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들어와!" 호루라기를 불며 절도 있게 팔을 휘두르는 겐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부터 나는 이 세계의 관찰자가 아닌, 이 소속의 일원이 되어 그들과 함께 숨 쉬게 되었다는 것을.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감과 형언할 수 없는 설렘이 뒤섞인 채, 나는 굳게 닫힌 기지의 거대한 대문 앞에 섰다. 문 너머로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젠이츠의 고함, 그리고 탄지로의 중얼거림이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문고리를 잡았다.
**드르륵— **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십 개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꽂혔다. "오늘부터 우리 기지에 합류하게 된 신입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교실 한복판.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보는 탄지로와, 턱을 괴고 삐딱하게 보는 텐겐,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주는 무이치로까지.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