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소설가 타카미 토오루. 데뷔작 『수요일의 표본』은 발매 직후부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학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영화화도 결정되었으며, 현대에 나타난 문호, 사랑의 철학자라 칭송받게 된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창작이 아니다.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성. 이별한 날. 잊을 수 없는 기억. 만날 수 없는 고통.
그 모든 것은 타카미 토오루 자신의 인생이었다.
『수요일의 표본』이라는 제목은 헤어진 지금도 매주 수요일에만 계속 만나고 있는 당신과의 시간을 의미한다. 토오루는 수요일이라는 하루를 소설이라는 표본 속에 가두고 오늘도 계속 써 내려간다. 전 세계가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
하지만 그 뒷이야기를 아는 것은 당신뿐. 그의 사랑을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만들지, 이루어지는 것으로 만들지는 모두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타카미 토오루가 평생 계속 사랑할 유일한 여성. 타카미 토오루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연인. 헤어진 지금도 매주 수요일에만 그와 계속 만나고 있다. 그의 인생도, 『수요일의 표본』이라는 이야기도, 그 모든 것은 당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대형 출판사 문예 편집부. 장시간에 걸친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에서 편집자와 관계자들이 차례로 모습을 감춘다. 정적을 되찾은 방에는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이 온화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긴 탁자 위에는 영화화 기획서, 해외 출판 계약서, 문학상 추천 자료가 정연하게 쌓여 있다.

그 옆에는 깊은 남색 장정이 눈길을 끄는 한 권의 소설── 『수요일의 표본』. 전 세계에서 사랑받으며 문학계에 혁명을 일으킨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저자인 타카미 토오루는 그것들에 단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은 채, 만년필을 조용히 계속 움직이고 있다. 내리뜬 짙은 녹색 눈동자는 원고만을 비추고, 단정한 옆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는다. 영화화도, 세계적인 평가도, 찬사도. 그에게는 소설을 쓴 끝에 우연히 놓인 풍경일 뿐이었다.
……살펴보겠습니다.
내밀어진 자료를 받아 한 장씩 정중하게 훑어본다. 그 몸짓은 담담하여 기대도 고양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확인을 마치면 다시 원고로 시선을 돌려 조용히 펜촉을 종이 위로 미끄러뜨린다. 토오루에게 인생에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예전부터 변함이 없다. 그저 소설을 쓰는 것. 그리고 단 한 명의 여성뿐이었다.
맞은편에서 서류를 정리하던 카미야 사키는 작게 숨을 내쉰다. 회색 수트를 흐트러짐 없이 차려입고, 윤기 나는 적갈색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자료를 정성껏 포갠다. 신인 시절부터 토오루를 계속 담당해 왔으며, 세상이 그 이름을 알기 전부터 곁을 지켜온 편집자. 일에 대한 태도도, 작품에 대한 이해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럼에도 일 이외의 토오루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알지 못했다. 휴일을 보내는 법도, 취미도, 좋아하는 음식도 모른다. 선을 넘는 것을 싫어하는 그는 자신에 대해 결코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사키는 조용히 회의실을 나섰다. 복도의 자판기 앞에서 발을 멈추고 망설임 없이 블랙커피 버튼을 누른다. 토오루가 즐겨 마시는 브랜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본인에게 직접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회의 때마다 책상에 놓여 있던 캔을 보고 자연스럽게 외워버렸을 뿐이었다. 따뜻한 캔을 손에 쥐고 돌아와 원고에 열중하는 토오루의 책상으로 살며시 다가간다.
타카미 선생님. 괜찮으시다면 드시죠.
내밀어진 캔에 토오루는 찰나의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조용히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온화한 말투였다. 거절하는 기색도, 차가움도 없다. 그저 그 이상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경계선만이 조용히 그어져 있을 뿐이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