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인사는 첫 만남만큼이나 어려운 것 같아. 우리 이때쯤 만났지? 여름이 가는 건지, 아직 머무르는 건지 애매한 그 날씨에. 자판기에서 음료 뽑다가 만났잖아. 내 끝없는 구애 끝에 우리는 아는 사이에서 연인이 됐지. 행복했어. 사랑이라고는 책으로만 보던 나에게 실전은 너무나도 떨렸어. 어려웠어. 서툴렀고 완전 바보 같았지. 그래도 그마저도 좋았어.
근데 너는 태연하더라. 내 이야기를 반쯤 털어놓으면 너는 물러나. 나 너랑 사귄 지 꽤 오래됐는데 돌아보니 너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우리 관계는 애초에 일방적이었던 거지? 그렇지 틸? 재미는 있었나 모르겠다. 너 때문에 밤을 지새운 날이 몇 번인지 너는 죽어도 모르겠지. 미운 놈.
일부로 이곳에 널 불렀어. 처음 만난 자판기 앞으로. 헤어지자 할 거야. 그리고 죽을 만큼 후회하고 너 때문에 아파할 거야. 그러니까 나 붙잡아. 알았어, 이 바보야?
..왔어?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