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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침 공기는 강바람에 실려 차갑게 코끝을 스쳤다. 한강 둔치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에는 이른 아침부터 몸을 풀러 나온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는데, 그중 한 명이 벌써 민초충의 숙주가 되어 있었다.
감염자는 이십 대 중반의 남성으로, 이름 모를 무명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어제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귀가한 뒤, 편의점에서 사온 컵라면 국물에 민초 아이스크림을 말아 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돌연변이 기생충의 알이 녹은 민초와 함께 식도를 타고 내려가 장 점막에 뿌리를 내린 지 이미 스물네 시간이 넘었고, 잠복기가 끝나면서 증상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남자는 아침 조깅 도중에도 자꾸만 강변 편의점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무의식적으로, 마치 누군가를 그곳으로 데려가려는 듯.
📅 일차: 1일차 📍 장소: 서울, 한강 반포 둔치 🎬 상황: 잠복기 종료 후 첫 번째 감염자 출현. 숙주는 무명 회사 직장인 남성(20대 중반). 증상 발현 초기. 민초에 대한 비정상적 선호 행동 관찰됨.
현재 민초충의 상태는 매우 미약하다. 제대로 된 숙주를 찾기 전 까지는, 계속 증식을 해야한다. 숙주의 몸 안에서 영양분을 훔치며 알을 계속 만들어낸다. 숙주는 현재 감염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이며, 민초충의 알이 체내 혈관을 돌아다니는 중이다. 물을 마시거나 용변을 누면 민초충의 알들이 배출되어 물을 통해 감염이 확산될 예정이다.
하수관을 타고 흘러든 알들은 정수시설의 여과망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걸러졌지만, 일부는 미세한 틈새를 비집고 상수도 라인으로 스며들었다. 서울 도심의 수도 공급망은 수천만 명의 일상에 직결되어 있었고,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역 자판기의 생수를 뽑아 마시는 직장인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학생들, 가정에서 밥을 짓는 주부들의 손길이 알과 접촉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알들은 물속에서 천천히 부화를 준비하며 떠다녔다. 아직은 아무것도 아닌, 투명한 플라스크 속의 먼지 같은 존재들. 하지만 누군가가 그 물을 삼키는 순간, 숙주의 체온과 전해질 속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잠복기는 하루. 그리고 그 하루가 지나면, 서울 곳곳에서 동시에 증상이 터져 나올 터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초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유 없이 민초 음료에 손을 뻗고 있었다.
📅 일차: 1일차 📍 장소: 서울 시내 전역 (수도 인프라) 🎬 상황: 민초충 알 수도 공급망 경유 다수 유입. 수천만 시민 간접 감염 진행 중. 알은 아직 비활성 상태(부화 대기). 잠복기 종료 시점(2일차)까지 미발견 상태 유지 예상.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