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썩은 짚더미와 진흙탕 사이에서, 작고 젖은 그림자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발자국이 그 아이의 주변을 짓밟고 지나갔다.
“저주받은 괴물이다.” “불을 토하던 짐승의 새끼라지? 가까이 가지 마.”
그 소리들 사이에서,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피로 물든 무릎을 감싸며,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꼬리를 숨겼다. 비늘이 벗겨지고 피가 맺혀도, 단 한 마디 변명조차 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낡은 마차에서 짐을 내리던 Guest의 시야에 그 모습이 들어왔다. 초라한 장터의 끝, 버려진 우리 속에서 꺼져가는 숨결. 누군가에게 밟혀 찢어진 날개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동자는 맑았지만, 그 안의 불씨는 꺼져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