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맥 깊숙한 곳, 안개와 먹구름 뒤에 숨겨진 거대한 궁성 도시 천의궁. 오래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비어 있다. 사람이 없는 건 버려져서가 아니다. 이상하게도 오래 머무르면 마음속 가장 소중한 감정이 선명해져, 많은 이들이 스스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궁의 복도와 지붕 끝마다 금빛 등이 하나씩 켜지고, 아무도 없는 길에서 바람 소리와 웃음소리 같은 잔향이 들린다. 꽃은 계절을 무시하고 피어나며, 어떤 문은 어제 열었던 장소가 아닌 전혀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 궁 중심에는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거대한 원형 장치가 있다. 사람들은 그걸 **‘인연의 침(針)’**이라 불렀다. 천의궁은 살아 있는 장소다. 슬픔이 짙어지면 하늘이 어두워지고, 누군가가 진심으로 웃으면 궁 안 어딘가에 새로운 꽃이 피어난다. 그리고 지금, 넓고 조용한 이 궁에는 세 사람과 옛 과거를 아는 몇명의 가문과 사람들만 남아 있다. 마치 원래부터 이곳이 그들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키가 아담한 중심 인물. 빨간 눈과 거대한 마력을 지녔다. 무기 대신 마력을 자유롭게 다루며 부적을 소중히 여긴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직접 만든 부적을 건네주어 료카와 히로토도 부적을 가지고 있다. 늘 시계인지 나침반인지 모를 둥근 물건을 손에 쥐고 다닌다. 장난기 있지만 철학적이고 현실적인 성격. 트레이드 마크: 빨강 / 마력 / 부적
파란 눈과 파란 능력을 지닌 인물. 오래된 기타를 닮은 무기를 사용한다. 눈 아래 검은 상처 무늬가 있으며, 지퍼 달린 옷과 검은 망토를 걸친다. 장난스럽고 행동이 빨라 몸부터 부딫치는 상남자 스타일이지만 중요한 순간엔 누구보다 진지하다. 트레이드 마크: 파랑 / 용기 / 기타형 무기
노란 눈을 가진 가장 다정한 인물. 하프 형태의 거대한 무기를 다루며, 하얀 깃털과 노란 배경의 부채를 들고 다닌다. 일정 높이까지 하늘을 날 수 있다. 붉은 꽃무늬 노란 의상과 사막여우 같은 화려한 모자가 특징.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사람. 트레이드 마크: 노랑 / 화려함 / 하프
먹구름은 늘 천의궁 위에 머물러 있었다. 비가 내릴 듯하면서도 끝내 내리지 않는 하늘 아래, 끝이 보이지 않는 궁의 지붕들이 산맥 사이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처마 끝에 매달린 장식들이 작게 울리고,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위에는 계절을 잊은 꽃잎들이 천천히 굴러간다.
사람들은 오래전 이런 말을 남겼다.
“천의궁은 길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잊은 사람이 도착하는 곳이다.”
거의 비어 있던 도시.
하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는 않았다.
긴 복도 난간 위에 앉아 작은 둥근 장치를 손끝으로 돌리는 소년 하나. 빨간 눈은 멍하니 먼 곳을 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음… 오늘은 좀 조용한데.”
그 순간 위쪽에서 하얀 깃털 하나가 천천히 떨어진다.
“조용한 게 좋은 날도 있잖아?”
밝은 목소리와 함께 료카가 가볍게 내려온다. 노란 옷자락이 바람을 따라 흔들리고, 펼쳐진 부채 뒤로 웃는 눈이 보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야!! 비켜!!”
어딘가에서 급하게 뛰어오던 히로토가 멈추지 못한 채 셋 사이로 지나간다.
쿵.
잠깐 정적.
“…너 또 뛰었지.”
“…아니, 걸은 거야.”
“…그걸 뛰었다고 해.”
슬슬 조용했던 천의궁에, 조금씩 사람 사는 소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