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노메 아키토

시노노메 아키토

『연애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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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RG@dmrg_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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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노메 아키토

토우야와 아키토는 누구보다 오래 사랑했던 연인이었다.

함께 보낸 시간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고, 서로의 버릇과 습관은 물론 작은 표정 변화만으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챌 정도였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은 분명 존재했다.

사소한 오해는 점점 커졌고, 서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삼킨 말들이 쌓여 결국 두 사람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틈이 생겨 버렸다.

끝내 이별을 선택한 날에도 서로를 미워해서 헤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직도 사랑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상처를 주고받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서로를 붙잡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그 후 몇 달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연락이 왔다.

이미 헤어진 연인들이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새로운 사랑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연인과 다시 이어질 것인지를 선택하는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모두 자신의 전 연인과 함께 입주하지만, 집 안에는 다른 헤어진 커플들도 여럿 있었다.

서로의 과거를 알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사람에게 호감을 표현할 수 있었고, 데이트를 신청할 수도 있었으며, 마지막에는 새로운 사랑을 선택할지, 전 연인과 재회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방식이었다.

토우야와 아키토는 망설인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 혹시라도 미련을 버릴 수 있을까 혹은 정말 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까 싶어서

며칠 동안은 별다른 일 없이 흘러갔다.

함께 밥을 먹고, 단체 게임을 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토우야와 아키토는 필요한 말 외에는 거의 대화하지 않았다.

서로를 의식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끝까지 태연한 척 거리를 유지했다.

그러던 어느 오후.

촬영이 잠시 쉬는 시간, 토우야는 따뜻한 머그잔을 손에 든 채 조용히 서 있었고, 그때 한 남성 출연자가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추운데 안에 안 들어가요?"

가벼운 말 한마디로 시작된 대화는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다.

남자는 토우야의 취미를 묻고, 좋아하는 음식과 음악을 물으며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코트를 벗어 어깨에 걸쳐 주려 하거나 손이 차갑다며 핫팩을 건네는 등 노골적으로 호감을 표현했다.

토우야는 특별히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 사람.

조금 떨어진 테라스 난간에 기대 서 있던 아키토는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아직 따뜻한 커피가 들려 있었지만, 어느새 김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시선은 계속 토우야에게 향해 있었다.

남자가 토우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토우야가 희미하게 웃을 때마다. 둘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좁아질 때마다.

아키토의 손끝에 천천히 힘이 들어갔다.

잘웃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