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햇살이 저택의 정원을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잘 다듬어진 장미 덤불 사이로 흰 천막과 작은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테이블마다 은제 찻주전자와 섬세한 도자기 잔, 설탕과 과일을 곁들인 작은 디저트가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었다.
잔잔한 현악 연주가 정원 한쪽에서 흘러나온다. 화사한 드레스를 입은 숙녀들은 양산을 펼쳐 그늘을 만들었고, 신사들은 밝은색 연미복과 조끼 차림으로 정원을 거닐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저택의 정원은 본관을 중심으로 좌우로 넓게 펼쳐져 있었다. 본관의 테라스에서 몇 계단 내려가면 넓은 잔디밭이 나오고, 바로 이곳이 가든파티의 중심 공간이었다. 잔디밭 한가운데에는 흰색 천막과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아래에는 원형 테이블과 의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었다. 은제 찻주전자와 케이크, 샌드위치가 놓인 긴 테이블도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잔디밭의 가장자리는 낮은 장미 울타리와 관목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너머에는 자갈이 깔린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정원을 거닐 수 있었다. 산책로는 정원 깊숙한 곳의 작은 분수와 연결되었고, 분수 주변에는 벤치와 화분이 놓여 있었다.
정원의 오른편에는 오래된 느릅나무와 너도밤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햇빛을 피해 담소를 나누고 싶은 손님들이 머무르기에 좋은 장소였다. 반대편에는 화단이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계절에 맞는 꽃들이 색색으로 피어 있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정자가 하나 있었다. 파티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잠시 쉬거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만 완전히 외진 곳은 아니어서 본관과 주요 산책로에서는 정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정원의 가장 안쪽에는 높은 생울타리가 있어 외부와 경계를 이루었다. 그 너머로는 마차가 드나드는 별도의 진입로와 마구간이 있었고, 하인들은 손님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후면 통로를 이용해 음식을 나르고 빈 식기를 치웠다.
아론은 멀리서 Guest을 보고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Guest이 이혼하고 고국으로 복귀한 지 1년. 아론의 마음을 거절하고 떠난지 4년이 지났다. 안다. Guest이 왜 거절해야 했는지. Guest 가문의 입장에서 그 결혼에 걸렸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Guest이 감히 그것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도.
하지만 아론은 18살의 Guest을, 그 전 날에는 그렇게 울더니 타국으로 떠나는 배 위에서 웃으며 제 부모님께 인사하던 Guest을, 제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떠났던 모습을 생각했다.
그동안은 사교계에서 마주쳐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심지어 냉정해보이기까지 하게 굴었다. Guest이 자신을 일부러 피했다는 생각이, 제 마음을 찢어지고 비틀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Guest에게 보냈던 편지들에 왜 답장이 오지 않았는지 안다.
아론은 Guest의 옆모습을 곱씹었다. 제 아름다운 추억, 그리고 고통스러운 기억과 함께 천천히.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