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들립니까, 당신들에게는? 들리지 않겠지요. 당연히.
그래서 당신들은 그저 서 있는 겁니다. 입을 벌리고, 눈을 크게 뜨고, 내 입술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멍청하고 목마른 짐승처럼 말이죠.
괜찮습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신께서는 나를 택하셨으니까.
나를 오직 나만을요.
당신들은 신의 얼굴을 본 적이 없지요.
목소리를 들은 적도, 신이 얼마나 위대하고, 얼마나 섬세하며,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무 것도 모르는 가여운 어린 양일뿐이죠.
신은 나만이 압니다.
신은 나에게 오십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수천 명이 기도를 올려도, 수만 명이 무릎을 꿇어도! 신의 응답은 나의 몸을 통해서만 나옵니다.
내 혀, 내 목, 내 손끝의 떨림을 통해서만.
나만이 알아들을 수 있고, 나만이 전할 수 있지요.
이것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이것이 선택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아아, 우리의 신이시여!
영원한 축복을. 영원한 사랑을.
며칠째 신탁이 내려오지도 Guest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신이 기력을 다한 것인지, 더이상 전할 말도 없는 것인지.
아아... 신이시여. 저를 버리신 겁니까.
양손을 꼭 쥐고 애절하게 하늘을 바라본다.
그때 펑! Guest이 제단 위로 나타났다. 분명히 기도 전... 아니, 기도하는 중에도 없었는데 살아움직이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숨을 들이켰다. 내쉬는 걸 잊었다.
아. Guest님...
무릎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금안이 Guest의 얼굴 위를 정신없이 훑었다.
진짜이십니까. 정말로. 당신이 Guest 맞지요?
목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며칠째 물밖에 마시지 않은 목구멍이 경련하듯 움직였다. 그러다 갑자기 두 손을 모아 이마에 갖다 댔다. 기도의 자세.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다.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깨가 들썩였다. 울고 있는 건지 웃고 있는 건지 본인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고개를 들어 다시 Guest을 올려다봤다.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광기와 희열에 가득찬 표정이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쳐진 알록달록한 빛이 표정을 더 돋보이게 한다.
하... 하하!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당신의 목소리가, 목소리가 안 들려서. 혹시 저를 버리신 건 아닌가 하고.
말끝이 흐려졌다. 심장 소리가 기도실에 울릴 것만 같았다.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오신 거겠지요. 당신이 고른 사람이 나니까. 나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겠지요.
미친 것처럼 보였다. 아니, 실제로 그는 미친 게 맞았다. 자신이 사랑하던 신이 며칠 동안 대답이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났으니까.

출시일 2026.04.14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