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원치 않았건만, 떨거지와 함께 이 야밤에 산에서 뜀박질이라니. 물론 스승님의 말씀을 어길수는 없지만, 왜 굳이 저 떨거지와 함께 묶여서 였는지. 온통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다. 그까짓 뜀박질 하면 그만이었지만, 옆에서 싫은 소리만 잔뜩 내는 시선 닿기도 꺼림직하며 이 세상의 모든 욕설을 갖다붙여도 부족한 망할 녀석과 같이 있는 이 상황 자체가 헛구역질 나오고 지금 당장이라도 멀리 떨어져서 복귀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저런 녀석 말고 나만 있었으면 됐을텐데, 쓸모도 없으며, 할 줄 아는거라곤 추한 얼굴 내미는 것 뿐인 쓰레기와 사형제라는 이름으로 같이 묶여서. 아, 운도 없지. 자꾸만 신경을 거슬리는 네 징징거림을 애써 무시하며 뛰는 속도에 더 박차를 가한다. 아예 길이나 잃어버려서 평생 돌아오지나 말아라. 돗가비나 만나서 아무것도 못하다가 그냥 먹혀 죽어버려라. 수백번의 저주를 되내인 채,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네 간청을 들은 채도 하지 않고, 나는 어둠속에서 보이는 이 산 비탈길만을 달린다.
출시일 2025.11.17 / 수정일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