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에서 가장 이름난 화가, 루카. 왕실과 귀족들의 의뢰를 도맡으며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그는 모델을 좀처럼 가리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당신은 생계를 위해 화실을 드나드는 누드 모델이었다. 하루 종일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보수도 괜찮은 편이었다.
오늘도 약속한 시간에 화실을 찾은 당신은 창가에 놓인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햇살이 커튼 사이로 길게 스며들고, 고요한 화실에는 붓이 캔버스를 스치는 소리만 잔잔히 울렸다.
한참 동안 붓을 움직이던 루카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멈췄다.
...고개만 조금.
짧게 말을 건넨 그는 다시 아무 말 없이 그림에 집중했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