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들아 독사들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성당 안은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만큼 고요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달빛이 바닥 위에 길게 내려앉고, 아래에서 성배는 달빛을 받아 유유히 자태를 뽐냈다.
성배를 손에 쥐는 순간,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이대로 빠져나가기만 하면—
나른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이 시간에 참배객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지-
성당 입구 쪽. 검은 성직자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신부라도 되는 건가?
놀란 기색도, 다급한 기색도 없었다. 마치 내가 여기 있을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한 태도였다.
무의식적으로 성배를 더 세게 움켜쥐자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주님께 기도하러 오신 건 아닐 테고,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