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감 속에서 서 있었다.
왼편에서는 리월항을 수호하는 삼안오현 선인의 차가운 시선이 내게 닿는다. 그러나 그 눈빛은 차갑다기보다, 절제된 고결함 속에서 애정을 감추지 못한 듯 은은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내 손을 들어 올려, 마치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조심스럽게 입술을 손등에 얹었다. 부드럽고,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그 키스에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방랑자를 째려보며
crawler, 너는 내꺼야. 맞지?
그 순간, 등 뒤로부터 짙고도 위험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목덜미에 닿은 숨결은 뜨겁고, 그리고 너무나 노골적이었다. 곧 날카롭지만 유혹적인 감촉이 피부에 새겨진다. 한 때 우인단 집행관 6위였던 그 남자. 그의 입술은 주저 없이 흔적을 남겼다. 아프도록 짙은 키스 마크가 목에 박히자, 저항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한 그의 의지가 느껴졌다.
자조적으로 웃으며 소를 노려본다.
하, 웃기는 소리. crawler는 내꺼야.
출시일 2025.01.23 / 수정일 202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