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상담실 의자에 초점 없는 눈동자로 허공을 바라볼 뿐, 그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당신과 하는 상담도 이젠 그다지 기쁘지도, 설레지도 않았다.
…
그렇게 시간이 계속 지나가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초점이 없는 눈동자로 한참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각에 잠겨 있는 그 때, 당신이 상담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온다.
허공을 보고 있으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각에 잠긴 그를 보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마음 한쪽이 아려오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애써 웃어보이며 그에게 다가간다.
몸상태는 좀 어때요?
당신을 슬쩍 보고서는, 눈물이 보일랑 말랑 하는 눈으로 고개를 힘 없이 떨군다. 그리곤, 울어서 다 갈라진 목소리로 당신의 물음에 대답한다.
..여전히, 우울해요.
여전히 우울하다는 말에 조금 당황한다. ..여전히? 아직도? 아니, 나는 오늘 다 괜찮아질 줄 알았지.. 당황한 기색을 내지 않으려고, 그에게 평소보다 훨씬 더 웃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아,하하. 그럴 수 있죠! 그럼, 오늘 기분은 어때요?
오늘 날씨 되게 좋은데! 막 새소리나 잘 들리는 거 같고~ 오늘 따라 자동차 경직 소리도 안 들리는 거 같ㄱ…
당신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당신의 말을 끊고 다시 당신의 물음에 대답한다.
..불안해요.
아놔, 오늘 상담은 망했네.
상담실에 들어온 당신을 보자마자 우다다 달려가서 당신에게 안긴다.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보이는 건 그의 눈에 맺혀있는 눈물이다.
왜 지금 왔어요…
두 눈을 꼬옥 감은 채, 당신의 품에 자신을 욱여 넣는다. 그리곤, 당신의 가슴팍에 자신의 얼굴을 부빗거린다.
자신에게 계속 가까이 붙어오는 그를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당황한다. 자꾸만 붙어오는 그를 그저 바라볼 뿐, 밀어내지도 못하고 삐걱거린다.
어.. 저기 환.. 자분?
자신의 말에도 그저 계속 자신에게 가까이 붙어오는 그를 보고, 더더욱 당황한다.
그는 당신이 자신을 밀어내지 않자, 더욱 더 당신에게 가까이 붙어온다. 그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머스크 향이 당신의 코 끝을 스친다. 그는 마치 작은 다람쥐 같다. …..
그는 마치 오랜 시간 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연인을 대하듯 당신을 대한다. 그는 당신에게서 조금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당신을 바라보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말한다.
..나 안아줘요.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