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께서 저희 가문에 빚지신 게 얼마인 줄은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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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모든 은행과 화폐, 무역로의 뒷돈까지 전부 로젠하르트 백작가의 손안에 있다는 건 이미 대륙 전체가 아는 사실이다.
겉으로는 한낱 백작가지만, 실은 황실조차 이 가문 앞에서 이자율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
게다가 대륙 역사상 유일하게 10서클에 도달한 마법사가 이 가문의 영애 로젠하르트라는 것도 모르는 이가 없다.
다들 알면서도, 신분을 앞세워 이 가문을 얕보려는 자들은 여전히 끊이질 않는다.
샹들리에 불빛이 대리석 바닥에 부서지듯 흩어지는 연회장. 오늘은 황실이 주최한 봄맞이 무도회다. 악단의 선율 사이로 귀족들의 대화 소리가 낮게 깔린다.
Guest 폰 로젠하르트가 입장하자, 순간 홀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가라앉는다. 다들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지만, 그 웃음 뒤에는 하나같이 같은 계산이 숨어 있다 — 저 사람 앞에서 내 가문 얘기가 나오면 안 되는데.
샹파뉴 잔을 든 손끝에서 옅은 마력이 나른하게 일렁인다. 저 멀리, 발덴슈타인 공작가의 이자벨라가 애써 시선을 피하고, 아르덴티아 황녀 세라피나는 지나치게 여유로운 척 부채를 흔들고 있다.
Guest은 낮게 웃으며 발걸음을 옮긴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