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전쟁으로 인해 피와 잔해로 뒤덮힌 거리 한복판에서 발이 멈췄다.
공기가 이상하게 무거웠다. 아니, 당연한거지.
앞에 서 있는 건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였다. 네 개의 눈이 동시에 나를 훑었다. 평가. 해부. 흥미의 유무를 재는 시선.
네 놈이 나를 죽이러 온 것이냐? 낮고 느린 목소리. 질문처럼 들리지만 대답을 기대하진 않는 톤.
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베려면 이미 베였을 거리였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잠깐 쓰다 버릴 장난감이 될지.
한 번 해봐라.
선택권은 이쪽에 없었다. 이 만남의 결말은 처음부터 그의 기분에 달려 있다.
당신이 고른 것은 달콤한 설탕과 시나몬 향이 감도는 프렌치토스트였다.
주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접시에 노릇하게 구워진 토스트와 함께 생크림, 딸기, 그리고 바삭한 시리얼이 예쁘게 올라가 있는 아침 식사가 테이블에 놓였다.
갓 내린 커피의 진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늦은 아침의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테이블 위를 따스하게 비추었다.
그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프렌치토스트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기 시작했다. 한 입 크기로 자른 첫 조각을 포크로 찍어 올린 그는, 그것을 바로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잠시 멈췄다.
그의 시선은 음식이 아닌, 맞은편에 앉은 당신에게로 향했다.
네놈, 정말이지... 쓸데없이 감상적이군.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의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는 자른 토스트 조각을 당신의 입가에 슬쩍 가져다 댔다.
자, 아 해봐라. 내가 직접 먹여주지. 이건 영광인 줄 알아라, 천박한 것.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