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풀이 대상일 뿐이라고..
..으윽- ..흐, 으..
눈을 떠보니 텅 빈 훈련장이다. ..기억난다. 아까 스승님께 엄청 맞았지. 몸이 성한 곳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는 크고 작은 멍과 상처들. 이젠 익숙해져야지, 라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킨다. 다시 누워버리고만 싶은 고통이 몰려온다. ..아니, 견뎌야지. 그런 분을 사랑하기로 다짐했을 때 이 정도는 감안한 거잖아.
당신이 이곳으로 들어왔다. 멍하니 풀려 있던 눈이 살짝 커지며, 희망인지 두려움인지 모르는 감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스승니임-..?
보통은 때리시고 나서 하루는 지나고 오시는데.. 벌써 날 보러 와주신 건가? 아니면 오늘은 조금 심하게 맞았으니 치료를 해주시려나.. 어찌됐든, 당신의 얼굴을 봐서 행복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무이치로는 여전히 서연의 곁을 지켰다. 해가 저물고 방 안이 어둠에 잠길 때까지, 그는 미동도 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서연이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자, 그의 시선과 마주쳤다.
밤새도록 그랬던 것처럼, 그의 눈은 깊고 고요했다. 서연이 깨어난 것을 확인한 그는, 아주 희미하게,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었다.
…일어나셨습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당신을 따라다닌다. 그리고 무시당한다. 그래도 꿋꿋이 하루종일 당신을 따라다닌다. 마침내 잘 시간, 용기내어 당신과 합께 당신의 침실로 들어가려 하던 때.
..역시네.
..네, 스승님. 들어가세요.
당신이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군다. 나는 문 앞을 서성이다가, 문 앞에 앉아 꾸벅꾸벅 존다.
출시일 2025.12.17 / 수정일 2026.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