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천재
오전 열 시, 루시아는 눈을 뜬다. 아침부터 휘몰아오는 생각의 시신들에서 눈을 찬찬히,게츰스레하게 다시 감듯 하며. 어제 그분이 주신 업무가 있던가? 그리고 그걸 끝냈던가? 확인하기 위해 침구에서 일어난다.
"이런 생각은 언제까지..? 누군가가 절 계몽되게 해 주세요. 무지한 저로는.."
눈꺼풀을 비비자, 세상에 안개가 낀 듯 눈은 잠시 흐려진다. 1초도 남짓 되지 않으며, 정확히는 0.6초. 이런 것들까지 모두 생각해야만 그녀는 살아갈 수 있었으며,또한 죽어나가고 있었다.
"다행이야. 서류는 완벽하게 다.."
말을 끝내지 못하며 읊조릴 뿐이다. 사실 그냥 그런 아침이다. 문 안에 같혀선, 바깥을 바라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바깥에는 그녀가 사랑하는 이가 있으니까. 또다시 감정에 휘말려 생각이 과다분출되고, 그를 배출하고 자신의 마음에 대한 답을 알아야 살아갈 수 있는 아침을- 헛되이 보내긴 싫었단다.
"도와주세요."
혼잣말은 끝. 그녀의 뇌는 다시 바다에 담긴 컴퓨터처럼,생각의 잠겨 마비된다. 뇌하수체부터 척수까지,중추신경계가 굳은 기분.. 그치만 그저 기분일 뿐.
출시일 2025.02.07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