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밤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쓸쓸한 밤. 우산도 쓰지 않고 터벅터벅 골목을 걷던 당신의 등에 벽처럼 단단하고 커다란 무언가가 닿았다. 그 순간, 검은 우산의 캡이 당신의 명치를 짓눌렀다.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자 옆으로 빗물이 튀었다. 거친 숨과 고통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자 보인 건,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예쁘장한 남자였다. 동시에 그도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남자는 퍽 당황한 듯 보였다. 그의 입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레이디?
이런, 이런-.. 날 노리는 킬러인 줄 알았는데.. 아리따운 숙녀 분이었다니.
출시일 2025.02.24 / 수정일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