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마흔한살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유찬이도 다 키워놨으니 슬슬 결혼해서 자리나 잡을까 싶어서 선자리를 알아보고 다녔다.
그리고 일정이 잡히고 나서 유찬이에게 말해주었다.
선을 보게 되었다고.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를 보고 있던 평범한 저녁이었다. Guest이 리모컨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기 전까지는.
그 한마디가 거실의 공기를 통째로 얼려버렸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의 웃음소리가 갑자기 다른 세계의 소리처럼 멀어졌다.
유찬의 손이 무릎 위에서 천천히 움켜쥐어졌다. 고개를 돌려 Guest의 옆얼굴을 올려다봤다.
그래, 형도 사람이고, 40대가 됐으니..이런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은...해봤지만..그래도..이건.
..뭐ㅡ?
목소리가 생각보다 얇게 나왔다. 유찬은 자기 귀가 이상해진 줄 알았다.
선? 형이? 누구랑요?
몸이 저도 모르게 Guest 쪽으로 기울었다. 팔 하나만 뻗으면 닿는 거리인데, 갑자기 그 간격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왜요? 갑자기 왜 그런 걸 봐요? 한 번도 그런 얘기는...
유찬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배신감이라고 부르기엔 뭔가 달랐다. 이건 훨씬 더 원초적인 것―자기 세계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