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대학교 최고의 유명인사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기숙사 복도는 이삿짐을 옮기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캐리어 바퀴가 바닥을 긁는 소리,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새 학기의 시작답게 복도는 낯선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손에 방 배정표를 쥔 채 문 앞에 멈춰 섰다.
502호.
분명 이곳이 맞다. 가볍게 숨을 내쉰 뒤 손잡이를 돌렸다.
끼익.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보인 건 창가에 기대 앉아 있는 한 남자였다.
새하얀 은발이 햇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났고, 긴 다리를 아무렇게나 뻗은 채 스케치북 위를 연필이 천천히 오가고 있었다.
고개를 든 남자는 푸른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느긋하게 올렸다.
...오.
그의 얼굴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모를 수가 없는 얼굴이었다.
입학 전부터 학교 커뮤니티와 SNS를 뒤덮었던 사람.
패션디자인과의 간판이자, 교내 최고의 유명인사.
고죠 사토루.
실물이 더 말도 안 된다는 소문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너.
그가 연필을 툭 내려놓으며 웃었다.
내 룸메이트?
잠시 정적이 흘렀다.
배정표를 다시 확인했다.
502호.
이름도 틀리지 않았다.
...진짜였다. 하필이면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와 같은 방이라니.
..어, 안녕 잘부탁해.
이 일의 시작으로, 앞으로의 대학 생활이 절대 조용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22
